[단평] 연극 감정 연습

26005286 p

우리 건조하게 헤어집시다. 건조하고 깔끔하기만 한 이별이 과연 존재할까. 아내가 왜 죽었는지 몰라 감정에 자물쇠를 채운 남자, 아내의 죽음이 자신 탓인 걸 잘 알아 감정의 파도로부터 도망친 남자. 이들은 독서 토론의 형식을 빌려 망가진 감정을 향해 곁눈질한다. 서로의 상처 난 마음이 눈에 밟히기 시작하는 순간, 원두커피만 고집하던 남자는 상대가 좋아하는 믹스커피를 함께 마실 수 있게 된다. 딱 그만큼의 거리를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정 연습을 넘어 실전으로 돌입할 수 있다. 텍스트의 힘으로 무대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작품.

– 공연예술평론가 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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