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뮤지컬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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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어떤 ‘절망’을 딛고 어떤 ‘환희’로 나아가는지 더 확실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초연엔 베토벤이 사랑한 여성에 대해 주로 다뤘다면, 재연은 예술가의 내면에 파고들었다. 베토벤으로 불륜 드라마를 썼단 초연 평을 지나치게 의식했는지, 재연 베토벤과 안토니는 끝없이 ‘친구’를 부르짖는다. 초연 멜로 장면 상당수가 우정으로 수정돼 개연성과 장면 밀도는 떨어진다. 여성이 독립하는 서사를 안토니에게 새롭게 부여했고, 베토벤은 안토니 가정을 위해 이해하기 힘든 희생을 한다. 재연에서 청력 상실로 인한 고통·궁핍한 삶을 사는 베토벤 장면들이 이미 여럿 추가돼 작위적인 외부 갈등은 혼란스러운 잔가지일 뿐이다. 그럼에도 환희의 송가로 극을 열고 닫는 선택, 1막 엔딩을 비롯 여러 장면의 카타르시스, 배우들의 역량, 초연부터 현재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극을 수정하는 제작진의 열정만큼은 빛난다.
-공연예술평론가 이진
뮤지컬 〈베토벤〉
2026.06.09.–08.11.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MK / 작 미하엘 쿤체 / 작곡 실베스터 르베이 / 연출 길 메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