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연극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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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견디는 세 가지 방법. 기억하기, 잊기, 사라지기. 타인의 슬픔을 향해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는 건 쉽지만, 참사 생존자로서 남은 삶을 견디는 건 고통일 뿐이다. 작품은 그런 고통에서 달아난 청소년 연서가 주인공인 소설 원작에 무대적 상상력과 다채로운 연출을 더했다. 왝왝이는 이름을 찾고, 길고양이는 옥이란 이름으로 떠나고, 기억을 지우는 열매 나무는 힘을 모아 뿌리째 뽑아낸다. 비밀을 숨긴 채 은유와 상징으로 흐르던 극은 후반에 휘몰아치지만,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수많은 상실을 감당하며 살아갈 모든 청소년과 어른에게 연대의 가치를 보여줄 뿐이다. 왝왝이가 빗물받이 틈으로 쏟아지는 빛, 연서를 바라본 것처럼.
-공연평론가 이진
유통기한 없는 애도에 현실을 들이미는 청소년극. 추모가 박탈당했는데 잊으라는 잔인한 시기상조. 기억과 현실의 추를 가늠하며 회복을 말할 자격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공연평론가∙연극학 연구자 홍서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