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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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땅에 다닥다닥 쌓아 올린 한국 사회처럼 잘게 쪼갠 무대에서 배우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마에스트로의 지휘 아래 열일곱 개의 몸이 하나의 악보를 매끄럽게 연주한다. 몸은 섞이는데 정작 말이 섞이지 않는다. “사과하세요! 양심이 있다면 사과하세요!” 옥상 텃밭의 그깟 고추가 나의 권리에서 집단의 정의로 자란다. 사람이 아직 계단참에 서 있는데 무엇을 위해 숨 가쁘게 층을 올리는가. 9년 전의 고추가 여전히 아리다. 사는게 참 힘들다.
-공연예술평론가 박효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