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무용 모집 (母zip)

모집

이다겸 안무가의 <콩나물>, 어둠 속, 머리 위에서 노랗게 떠오른 빛의 형상은 콩나물을 연상시킨다. 동시에 그것을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몸에는 팽팽한 긴장이 생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조절되는 움직임은 누군가를 돌보는 삶과 자신의 춤을 지속하려는 몸 사이의 위태로운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중간에 등장하는 독백은 연극적 장치라기보다 몸으로 미처 전하지 못한 경험을 직접 꺼내놓는 고백에 가깝다. 반면 노란 기저귀 가방을 머리에 쓰는 장면은 콩나물의 이미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환기한다. 앞서 빛과 몸이 만들어낸 은유에 비하면 다소 설명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이다. 후반부의 움직임은 새로우면서도 절제되어 있다. 기량을 과시하기보다 지금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움직임을 세심하게 선택하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결국 〈콩나물〉이 보여주는 것은 ‘엄마의 희생’이라기보, 누군가의 양분이 되면서도 자신의 몸과 춤을 놓지 않으려는 한 무용가의 아슬아슬한 균형에 가까웠다.

-공연예술평론가 한성주

You may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