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2026 소리제전 소리연애
![[단평] 2026 소리제전 소리연애 1 380 jpg 6a98f66bca1a0](https://saicriticism.com/wp-content/uploads/2026/10/380_jpg_6a98f66bca1a0-351x500.jpg)
믿고 보는 이철희 연출과 믿고 듣는 유태평양의 만남. 이번 공연은 ‘물’이라는 메타포로 심청가를 재해석하는 한편, 판소리의 시청각적 문법을 비튼다. 심학규가 실수로 빠진 개울가의 물과 심청이 스스로 몸을 던지 인당수의 물. 서로 다른 시공간의 물이 교차하고, 그 위로 각기 다른 심학규와 심청이 펼쳐지며 심청가 속 ‘물’의 의미를 새롭게 묻는다. 심청이 자신을 팔아 공양미 삼백 석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심학규의 끊어지는 소리, 그리고 객석과 무대를 동시에 덮치는 암전. 절규하는 심학규의 모습은 사라지고, 그의 움직임을 따라 공간을 달리하는 소리만이 남는다. 눈과 귀로 함께 듣던 소리에서 시각을 걷어내자, 익숙한 소리는 낯선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여기에 더해지는 유태평양의 맹인 연기, 고수를 배우로 활용한 연출은 소리판에 연극적 층위를 더한다. 다만 명징하게 기능하지 못한 스탠드의 활용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연∙뮤지컬 평론가 김소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