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연극 없는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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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 책임의 소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유가족이 반드시 선하지 않다는 이유로 어떠한 책임도 물을 수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이 과정에서 무대 위를 뒤덮은 블랙박스는 미로이자 기록장치처럼 끊임없이 의미를 변주한다. 과거 텔레비전이 블랙박스로 불렸던 것처럼, 그 자리는 이제 AI에 의해 대체되었고 우리는 더욱 깊은 블랙박스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대의 비극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연출은 콩트의 형식과 적절한 음악을 접목해 분위기를 재치 있게 환기하고, 그 간극은 오히려 비극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한다. 특히 “세상이 왜 이래”를 반복하는 나훈아의 ‘테스형!’은 웃음을 유발하는 유행가를 넘어, 끝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사회 전체가 내뱉는 공허한 탄식처럼 울린다.
-공연∙뮤지컬 평론가 김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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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없는 잘못〉
2026.07.14.–07.26. 미아리고개예술극장
창작집단 양산박 / 작 윤주호 / 연출 장진웅 / 드라마터그 오판진
